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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브리핑

온라인 혐오 표현, '과학적 대응'이 불을 끄는 방법

한경모글 · 한경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혐오 표현이 난무하는 화면과 이를 바라보는 사용자들의 모습이 겹쳐져, 디지털 공간의 어두운 면을 상징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혐오 표현이 난무하는 화면과 이를 바라보는 사용자들의 모습이 겹쳐져, 디지털 공간의 어두운 면을 상징한다.
현대 사회에서 온라인 공간은 더 이상 단순한 정보 교환의 장이 아닙니다. 개인의 의견이 무분별하게 표출되고 때로는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 표현으로 비화하며 디지털 시민의식에 심각한 균열을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혐오 표현의 확산은 단순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을 넘어, 실제 사회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심리적 피해를 야기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과연 우리는 이런 파도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할까요? 과학 전문지 네이처(Nature)에 실린 미르타 갈레식(Mirta Galesic) 심리학자의 연구는 온라인 혐오 표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과학적 방법'을 제시하며 이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갈레식 박사는 혐오 표현에 대한 잘못된 대응 방식이 오히려 문제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감정적인 반박이나 무조건적인 삭제는 때로는 가해자에게 자신들이 '관심받고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주거나, 더 교묘한 방식으로 표현을 우회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죠. 그녀의 연구는 단순히 혐오 표현을 억압하기보다는, 그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심리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전략적인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렇다면 과학에 기반한 효과적인 대응 전략은 무엇일까요? 연구는 몇 가지 핵심적인 접근법을 제시합니다.
  • 감정적 대응보다는 사실 기반의 이성적 반박: 혐오 표현의 사실적 오류를 지적하고, 감정에 호소하기보다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감정적인 논쟁은 종종 가해자의 정체성 강화를 부추길 수 있습니다.
  • 공유된 가치와 규범 강조: 혐오 발언이 사회의 보편적인 가치와 규범에 어긋남을 명확히 함으로써, 침묵하는 다수의 지지를 유도하고 가해자의 주장을 고립시키는 전략입니다.
  • 피해 영향에 집중: 발언의 의도보다는 발언이 야기하는 실제적인 피해와 부정적 영향에 초점을 맞춰 공감을 이끌어내고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전략적 무시와 신고: 모든 혐오 표현에 대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논쟁의 여지가 없거나 명백히 타인을 비방할 목적으로만 작성된 글에는 반응하지 않고 플랫폼의 신고 기능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제3자의 개입 유도: 개인의 대응이 한계에 부딪힐 때, 중립적인 입장의 관리자나 커뮤니티 리더가 개입하여 질서 유지를 돕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물론 이러한 과학적 접근이 만능 해결책은 아닙니다. 온라인 공간의 익명성, 알고리즘의 편향, 그리고 혐오 표현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 등 여러 요인들이 개입하면서 개별 사용자의 노력이 무력해지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정치적 목적을 가진 단체가 체계적으로 혐오 표현을 퍼뜨리는 경우, 단순히 이성적 반박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할 것입니다. 그러나 갈레식 박사의 연구는 적어도 개인과 커뮤니티 차원에서 혐오 표현에 대응할 때, 어떤 원칙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이는 '사이버 불링'이나 '댓글 문화' 등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씨름해온 고질적인 온라인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습니다. 기술 플랫폼 기업들 또한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혐오 표현 감지 및 관리 정책을 더욱 고도화해야 할 것입니다. 결국 온라인 공간의 건전성은 기술적 장치와 더불어 인간 심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지능적인 대응 전략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 시사점입니다.
인사이트

온라인 혐오 표현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은 감정적 반사 작용이 아닌, 과학적 통찰에 기반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며, 이는 디지털 공간의 건전성을 높이는 데 핵심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온라인에서 혐오 표현을 보면 그냥 차단하거나 무시하는 게 최선 아닌가요?
단순히 차단하거나 무시하는 것이 항상 최선은 아닙니다. 때로는 가해자에게 무관심을 통한 암묵적 동의로 비치거나, 다른 이들에게 혐오 표현이 확산될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과학적 연구는 무조건적인 무시보다는 전략적인 접근을 권장합니다.
과학적 대응이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뭘 하라는 건지 좀 더 쉽게 설명해 주세요.
핵심은 감정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것입니다. 혐오 발언의 사실적 오류를 지적하거나, 사회적 규범에 어긋남을 강조하고, 발언으로 인한 실제 피해에 초점을 맞춰 논의의 방향을 전환하는 방식입니다. 모든 혐오 표현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효과가 있는 곳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개인이 이렇게 노력해도 플랫폼 자체가 혐오 표현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소용없는 거 아닌가요?
물론 플랫폼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온라인 혐오 표현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개인의 전략적 대응은 혐오 표현의 확산을 늦추고, 커뮤니티 내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며, 플랫폼이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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