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모의 논문 노트 · 2026-10-10
AI, 드디어 '돌려보기'를 배우다: 물리법칙 문턱에서 좌절하던 인공지능의 성장통
최첨단 AI가 물체를 돌려보면 다른 것으로 착각하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러 왔습니다. 최근 한 연구는 이 문제를 해결하며, AI가 단순한 데이터 암기 기계를 넘어 과학의 근본 원리를 이해하는 도구로 진화할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AI는 이제 데이터의 그림자를 좇는 대신, 현실을 지배하는 물리 법칙의 뼈대를 직접 만지기 시작했습니다.”
AI, 컵을 돌리면 주전자로 아는 아이
어린아이도 컵을 옆으로 돌리거나 뒤집어 봐도 여전히 컵이라는 사실을 압니다. 너무나 당연한 상식입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세상을 놀라게 한 인공지능(AI)은 오랫동안 이 당연한 일을 해내지 못했습니다. 특히 물리 현상을 예측하는 과학 분야 AI 모델들은 같은 현상을 다른 각도에서 보여주면 전혀 다른 예측을 내놓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었습니다. 이는 마치 잘 끓인 김치찌개를 식탁 왼쪽에 놓으면 김치찌개로 인식하지만, 오른쪽에 놓으면 된장찌개로 착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상상만 해도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이 문제를 학술적으로는 '회전 등변성(Rotation Equivariance) 부족'이라고 부릅니다. 말이 조금 어렵지만, 원리는 간단합니다. 대상을 돌려도(회전) 예측 결과가 그에 맞춰 일관되게 변해야 한다(등변)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바람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부는 기상 데이터를 AI에 보여주고 풍속을 예측하게 한 뒤, 데이터를 90도 돌려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것처럼 입력하면, AI의 예측 결과 역시 정확히 90도 회전한 방향으로 동일한 풍속을 가리켜야 합니다. 하지만 기존 AI들은 데이터의 '겉모습'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완전히 엉뚱한 답을 내놓기 일쑤였습니다. 기상 예측, 신소재 개발, 유체 역학 시뮬레이션처럼 정밀함이 생명인 분야에서 이는 AI를 실용적으로 쓰기 어렵게 만드는 근본적인 걸림돌이었습니다.
최근 발표된 한 논문('Exact SO(3)-Equivariant Isotropic Kernels for Rotation-Robust Neural Dynamics')은 바로 이 고질적인 문제를 정면으로 다룹니다. 자극적인 제목으로 주목받는 연구는 아니지만, AI가 과학의 영역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데 있어 묵직한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AI가 드디어 '돌려보기'의 의미를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어이없는' 실수가 벌어지는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AI가 왜 이토록 기본적인 문제에 부딪혔을까요? 이는 현재 주류 AI 모델, 특히 대규모 언어 모델(LLM, 쉽게 말해 사람 말을 흉내 내 문장을 만들어 내는 AI)이나 이미지 생성 AI의 작동 방식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AI는 '데이터 기반 학습'에 의존합니다. 이는 수십, 수백억 개의 데이터를 쏟아부어 그 안에 숨겨진 통계적 패턴을 학습하는 방식입니다. 마치 수만 장의 자동차 사진을 본 사람이 '바퀴 네 개와 네모난 몸체가 있으면 자동차일 확률이 높다'고 어림짐작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 방식은 놀라울 정도로 효과적이지만, 근본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AI는 '자동차'라는 물체의 본질이나 '바퀴는 굴러간다'는 물리적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데이터에 나타난 픽셀의 조합 패턴을 외울 뿐입니다.
이런 AI에게 옆모습 사진만 잔뜩 보여준 뒤, 위에서 찍은 자동차 사진을 보여주면 어떻게 될까요? AI는 생전 처음 보는 패턴에 당황하며 '이것은 자동차가 아니다'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리 현상 예측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AI는 유체(물이나 공기 등 흐르는 물질)의 움직임을 예측할 때, 유체 역학의 근본 법칙을 이해하고 계산하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의 유체 움직임 데이터가 만든 '무늬'를 학습하고, 다음에 나타날 무늬를 '그려내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관측 각도를 조금만 틀어 무늬의 형태가 바뀌면, AI는 전혀 다른 그림을 그려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에는 '데이터 증강(Data Augmentation)'이라는 임시방편을 썼습니다. 원본 데이터를 이리저리 돌리고 뒤집어서 마치 새로운 데이터인 것처럼 양을 부풀려 AI에게 학습시키는 것입니다. 자동차 옆모습뿐만 아니라 윗모습, 앞모습, 45도 각도 모습 등 가능한 모든 각도의 사진을 전부 보여주는 '쪽지 시험'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와 컴퓨팅 자원을 낭비할뿐더imming, 모든 가능한 각도를 다 대비할 수도 없다는 명백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해결의 실마리: '레시피'와 '요리 방향'을 구분하다
이번에 제안된 '불변 조건 이방성 커널 신경망 연산자(IKNO)'라는 긴 이름의 모델은 이 문제에 대한 접근법을 근본적으로 바꿉니다. 데이터 양을 늘려 억지로 가르치는 대신, AI의 구조 자체에 '보는 각도와 상관없이 물리 법칙은 동일하다'는 원리를 새겨 넣은 것입니다.
이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요리 비유를 다시 가져와 보겠습니다. 맛있는 김치찌개를 끓이는 데는 변하지 않는 '레시피'와 상황에 따라 변하는 '조리 행위'가 있습니다.
- 변하지 않는 것 (스칼라, Scalar): 김치 300g, 돼지고기 150g, 물 500ml 같은 레시피의 '양'입니다. 이 값들은 냄비가 부엌 어디에 있든, 내가 어느 방향에서 요리하든 변하지 않는 절대적인 값입니다. 물리 세계에서는 압력, 밀도, 온도 같은 것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방향성이 없는 '크기'만 가진 값들입니다.
- 함께 변하는 것 (벡터, Vector): 국자를 '시계 방향으로 젓는다'와 같은 '방향'을 가진 행위입니다. 내가 냄비 왼쪽에 서서 시계 방향으로 저을 때와, 맞은편으로 건너가 시계 방향으로 저을 때는 내 팔의 움직임 방향이 정반대가 됩니다. 즉, 나의 위치(좌표계)가 바뀌면 행위의 방향도 그에 맞춰 함께 바뀝니다. 물리 세계에서는 속도, 가속도, 힘처럼 '크기'와 '방향'을 함께 가진 값들이 바로 벡터입니다.
IKNO 모델의 핵심 아이디어는 AI가 데이터를 입력받을 때, 이 두 종류의 값을 처음부터 구분해서 다루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AI는 압력이나 밀도 같은 스칼라 값은 회전과 무관한 '불변량'으로, 속도 벡터 같은 값은 좌표계가 회전하면 그에 맞춰 함께 변하는 '공변량'으로 인식합니다. 그리고 이 둘의 상호작용을 통해 다음 상태를 예측합니다.
이렇게 하면 AI는 더 이상 데이터의 겉모습(특정 각도에서의 벡터 방향)에 속지 않습니다. 대신 그 안에 담긴 물리적 관계의 '본질'(스칼라와 벡터의 상호작용 법칙)을 학습하게 됩니다. 이는 AI에게 단순히 정답을 외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푸는 '공식' 자체를 가르치는 것과 같습니다. 공식을 알면 숫자가 조금 바뀌어도 얼마든지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처럼, IKNO는 한 번의 학습만으로도 데이터가 어떤 각도로 회전하든 일관되고 정확한 예측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망원경의 수차를 잡듯, AI의 '왜곡'을 바로잡다
이러한 접근 방식의 전환은 과학 기술 발전의 역사에서 중요한 평행선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천체 망원경의 발전사입니다. 갈릴레이가 처음 하늘을 향했던 초기 망원경들은 성능이 조악했습니다. 특히 렌즈의 가장자리를 통과한 빛이 중앙을 통과한 빛과 다른 지점에 초점을 맺는 '구면 수차' 문제는 상을 흐릿하고 왜곡되게 만들었습니다. 당시 과학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작정 렌즈를 더 크고 두껍게 만드는 데만 집중하지 않았습니다.
진정한 돌파구는 렌즈의 기하학적 구조 자체를 바꾸는 데서 나왔습니다. 뉴턴은 렌즈 대신 거울을 사용하는 반사 망원경을 고안해 색수차를 없앴고, 후대 과학자들은 구면이 아닌 포물면이나 쌍곡면 렌즈를 설계하여 구면 수차를 극적으로 줄였습니다. 즉, 더 많은 빛(데이터)을 모으는 것만큼이나, 빛을 올바르게 처리하는 '광학계 설계(아키텍처)'가 중요했던 것입니다.
AI의 발전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의 AI가 더 많은 데이터와 더 큰 모델이라는 '망원경의 구경' 경쟁에 치중해 왔다면, IKNO와 같은 연구는 AI 모델의 구조 자체, 즉 '렌즈의 모양'을 물리 법칙에 맞게 정교하게 다듬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합니다. 이는 AI가 현실 세계를 흐릿하고 왜곡된 상으로 보는 것을 넘어, 물리 법칙이라는 선명한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한 성능 개선을 넘어, AI가 과학적 도구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과정입니다.
| 특성 | 기존 AI (데이터 암기 방식) | 물리-정보 AI (IKNO 방식) |
|---|---|---|
| 학습 원리 | 데이터의 통계적 패턴과 상관관계 암기 | 데이터와 함께 물리 법칙(대칭성)을 구조에 반영하여 학습 |
| 핵심 문제 | 학습 데이터에 없는 각도나 조건에서는 예측 실패(회전 불변성 부재) | 물리 법칙에 위배되는 예측을 원천적으로 방지 |
| 데이터 효율성 | 모든 가능한 회전 데이터를 '증강'해 학습해야 하므로 비효율적 | 하나의 데이터로 여러 회전 상태를 일반화할 수 있어 효율적 |
| 신뢰성 | '왜' 그렇게 예측하는지 알 수 없는 '블랙박스'에 가까움 | 예측의 근거가 모델 구조에 내재되어 있어 설명 가능성이 높음 |
| 비유 | 모든 각도의 자동차 사진을 외워야 하는 학생 | 자동차의 3차원 구조와 원리를 이해하는 학생 |
다만 연구는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한계와 남은 과제들
이 연구가 중요한 이정표인 것은 분명하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연구는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이 접근법 역시 명백한 한계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들을 안고 있습니다.
첫째, 이 연구는 여러 물리적 대칭성 중 '3차원 회전(SO(3))'이라는 단 하나에만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세계를 지배하는 물리 법칙에는 훨씬 더 많은 대칭성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여기서 실험하든 10미터 옆으로 이동해서 실험하든 결과가 같아야 한다는 '병진 대칭성(Translational Symmetry)', 왼손과 오른손처럼 거울에 비친 세계에서도 물리 법칙이 같아야 한다는 '반사 대칭성' 등이 있습니다. 물리학에는 '대칭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보존 법칙이 존재한다'는 에미 뇌터의 정리가 있습니다. 가령 시간이 흘러도 물리 법칙이 불변하기에(시간 대칭성) 에너지가 보존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IKNO는 이 위대한 그림의 한 조각을 맞췄을 뿐, 전체 퍼즐을 완성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둘째, 계산 비용의 문제입니다. 새로운 구조를 도입하면 필연적으로 기존 모델보다 계산이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정확도를 높이는 대신 학습 시간이나 예측에 필요한 시간이 몇 배나 더 걸린다면 실용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논문은 성능 향상에 집중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이 '정확도-속도' 간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완벽하지만 너무 느려서 쓸 수 없는 도구는 전시품에 불과합니다.
셋째, 재현성과 일반화의 문제입니다. 이 연구는 아직 동료 심사(peer review)를 거치지 않은 사전 공개 논문(preprint)입니다. 다른 연구자들이 동일한 방법으로 같은 결과를 재현할 수 있는지, 그리고 논문에서 다룬 유체 역학 문제 외에 양자화학이나 재료과학 같은 다른 분야의 문제에서도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메커니즘의 제안과 그것이 보편적으로 작동한다는 예언은 구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흔한 오해 두 가지를 짚어야 합니다. - 첫 번째 오해는 'AI가 이제 물리학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AI가 인간처럼 물리 법칙의 의미를 깨닫고 추론하는 것이 아닙니다. 개발자가 '회전 등변성'이라는 규칙을 AI의 연산 구조 안에 '하드코딩'한 것에 가깝습니다. 이는 마치 우리가 계산기에 덧셈 원리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덧셈을 수행하는 전자회로를 설계해 넣어주는 것과 같습니다. AI는 여전히 주어진 규칙 안에서만 작동하는 도구입니다. - 두 번째 오해는 '이런 AI가 곧 과학자를 대체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이런 도구는 과학자들이 더 빠르고 정확하게 가설을 검증하도록 돕는 강력한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AI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여줄 뿐, 어떤 가설을 세울지, 그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해석하고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것은 여전히 인간 과학자의 몫입니다.
예측을 넘어 설명으로: '원리 기반 AI'가 여는 문
이 모든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가 던지는 시사점은 묵직합니다. 이는 AI 개발의 패러다임이 '데이터 주도(Data-Driven)'에서 '원리 기반(Principle-Informed)'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AI는 방대한 데이터 속에 숨겨진 상관관계를 찾아내는 '귀납적 추론 기계'에 가까웠습니다. 이는 데이터가 많고 패턴이 뚜렷할 때는 강력하지만,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편향되어 있을 때, 혹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매우 취약합니다. 데이터가 세상의 전부라고 믿기에, 데이터의 그림자만 좇는 셈입니다.
반면 IKNO와 같은 '원리 기반 AI'는 물리 법칙이라는 '연역적 원리'를 모델의 뼈대로 삼습니다. 데이터는 그 뼈대 위에 살을 붙이는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되면 AI는 데이터에 맹목적으로 의존하는 대신, 주어진 원리의 틀 안에서 데이터를 해석하고 일반화하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이는 모델의 신뢰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데이터 효율성을 극적으로 향상시킬 잠재력을 가집니다. 모든 각도의 데이터를 보여줄 필요 없이, 단 하나의 데이터만으로도 원리를 적용해 다른 상황을 '추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데이터가 매우 비싸거나 얻기 힘든 과학 연구 분야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거대 입자 가속기 실험 데이터나 신약 개발을 위한 단백질 구조 데이터는 생성에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듭니다. 만약 AI가 물리적, 화학적 원리를 일부 이해하고 더 적은 데이터로도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다면, 과학적 발견의 속도를 몇 단계 앞당길 수 있을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데이터 주권의 문제와도 연결됩니다. 특정 거대 기업이 독점한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 보편적인 과학 원리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AI를 만들 수 있다면, 기술의 민주화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AI는 이제 데이터의 그림자를 좇는 대신, 현실을 지배하는 물리 법칙의 뼈대를 직접 만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서툴고 더듬거리는 걸음마 수준이지만, 이는 단순한 예측 기계를 넘어, 새로운 과학적 통찰을 제공하는 '발견의 엔진'으로 진화해나갈 거대한 여정의 첫걸음일 수 있습니다.
독자가 던질 법한 질문들
Q. 이 IKNO라는 기술이 그렇게 좋다면, 왜 이제야 나왔나요? 처음부터 이렇게 만들면 좋았을 텐데요. A. 좋은 질문입니다. 여기에는 기술적, 역사적 맥락이 있습니다. 첫째, AI 모델 구조에 기하학적 대칭성 같은 복잡한 수학적 구조를 통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기술적 과제였습니다. 최근 몇 년간 '기하학적 딥러닝(Geometric Deep Learning)' 분야가 발전하면서 비로소 이론적, 기술적 토대가 마련되었습니다. 둘째, 과거에는 컴퓨팅 성능의 한계로 인해, 일단 가장 간단한 구조의 모델을 만들고 데이터와 컴퓨팅 자원을 최대한 투입해 성능을 끌어올리는 방식이 주류였습니다. 이제는 그 방식의 한계가 명확해지면서, 보다 근본적인 모델 구조의 혁신으로 연구의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것입니다.
Q. 일반인인 제가 이 기술의 발전을 체감할 수 있는 분야는 어디일까요? A. 단기적으로는 직접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주로 기상청의 일기예보 정확도 향상, 신약이나 신소재 개발 기간 단축, 더 사실적인 컴퓨터 그래픽(CG) 구현 등 산업 및 연구 영역에서 먼저 변화가 나타날 것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런 원리 기반 AI가 로봇 공학에 적용되어, 로봇이 주변 환경의 물리적 상호작용을 더 잘 이해하고 안정적으로 움직이게 되거나, 자율주행차가 다양한 돌발 상황에 더 강건하게 대처하는 형태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정확한 물리 예측은 결국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기술의 기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Q. 한계가 많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이 연구에 대한 기대를 접는 것이 나을까요? A.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모든 위대한 과학적 진보는 완벽한 상태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첫 망원경이 흐릿한 상을 보여주었지만 그것이 천문학 혁명의 시작이었던 것처럼, IKNO 역시 완벽하진 않지만 'AI가 물리 법칙을 어떻게 학습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중요한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가 아니라 '이것을 시작으로 어떤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는가'를 보는 것입니다. 앞으로 이 연구를 바탕으로 다른 대칭성을 통합하려는 후속 연구, 계산 효율을 높이려는 연구들이 이어지며 기술은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 과정을 차분히 지켜보며 가능성과 한계를 정확히 저울질해야 합니다.
이 브리핑이 유용했나요?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