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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람의 타임라인 · 2026-08-05

당신 맥북에서 ‘15초 영화’가 뚝딱…AI, 이제 클라우드 떠나 ‘내 집’으로 이사옵니다

서아람글 · 서아람

중국의 한 AI가 이제 비싼 클라우드 서버가 아닌 개인용 맥북에서도 영상과 소리를 만들어냅니다. 이는 AI가 이제 우리 기기 안으로 들어오는 ‘로컬 AI’ 시대의 신호탄이며, 창작의 문턱을 낮추는 동시에 우리 일상과 진실의 개념을 뒤흔들 것입니다.

당신 맥북에서 ‘15초 영화’가 뚝딱…AI, 이제 클라우드 떠나 ‘내 집’으로 이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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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우리 집 거실로 들어오는 순간, 우리는 해방감과 불안감을 동시에 선물받게 될 겁니다. 마치 손에 쥔 첫 스마트폰처럼요.

요즘 실리콘밸리 개발자들 사이에서 웬 중국산 AI 하나가 화제예요. 이름은 ‘미니맥스 H3’. 텍스트, 이미지, 소리 같은 재료를 한꺼번에 집어넣으면 15초짜리 영상 클립을 오디오까지 붙여서 뱉어내는 녀석이죠. 그런데 진짜 놀라운 건 이게 아니에요. 이 무거운 프로그램이, 원래는 아마존이나 구글 같은 거대 기업의 창고형 컴퓨터, 즉 클라우드 서버에서나 돌아가던 게, 이제는 애플의 최신형 맥북에서도 돌아간다는 소식이 들려온 거죠.

‘그래서 뭐? 내 맥북은 5년 전에 산 건데?’ 싶으시죠. 맞아요. 아직은 수백만 원짜리 최고 사양 맥북에서나 가능한 얘기입니다. 하지만 이건 단순히 ‘컴퓨터 성능이 좋아졌네’ 차원의 뉴스가 아니에요. AI가 사는 ‘거주지’가 바뀌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거든요. 지금까지 AI는 저 멀리 인터넷 너머 ‘클라우드’라는 초호화 펜트하우스에 월세 살면서 우리에게 서비스를 제공했어요. 그런데 이제 슬슬 우리 집, 바로 내 노트북과 스마트폰이라는 ‘자가’로 이사 올 준비를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고요? 앞으로 우리가 AI를 쓰는 방식, 콘텐츠를 만드는 비용, 심지어는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방법까지, 모든 걸 바꿔놓을 테니까요. 오늘은 이 ‘AI 이사 프로젝트’가 우리 삶에 어떤 태풍을 몰고 올지, 한번 탈탈 털어보죠.

'온디바이스 AI', 월세에서 자가로 가는 길

뜬구름 잡는 얘기 같으니 아주 쉬운 비유부터 시작해볼게요. AI를 쓰는 걸 ‘요리’라고 한번 생각해봅시다. 지금까지 우리가 챗GPT나 미드저니 같은 생성 AI를 쓰는 방식은 ‘클라우드 AI’, 그러니까 ‘공유 주방’에서 요리하는 것과 같았어요.

공유 주방은 어떤가요? 온갖 최신식 오븐과 조리도구가 갖춰져 있죠. 내가 직접 비싼 장비를 살 필요 없이, 쓸 때마다 이용료만 내면 됩니다. 이게 바로 클라우드 AI의 작동 방식이에요. 우리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이런 그림 그려줘’라고 주문을 넣고, 이 주문은 인터넷을 타고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데이터센터로 날아갑니다. 거기 있는 수만 대의 컴퓨터, 즉 LLM(사람 말을 흉내 내 문장을 만드는 거대 AI 모델)이 주문을 처리한 뒤 결과물만 우리에게 보내주죠. 우리가 내는 월 20달러 구독료가 바로 이 ‘주방 이용료’인 셈이에요.

편리하지만 단점도 명확해요. - 일단 인터넷이 끊기면 요리를 할 수가 없어요. 서버가 터지거나 느려지면 속 터지고요. - 내가 무슨 요리를 하는지(어떤 데이터를 입력하는지) 주방 주인이 다 봅니다. 회사 기밀 문서나 개인적인 사진을 올리기 찝찝한 이유죠. - 요리를 많이 할수록 돈을 많이 내야 합니다. 전문 개발자들은 API(AI 기능을 외부 서비스에서 빌려 쓸 수 있게 만든 연결 통로) 이용료로 매달 수백, 수천만 원을 내기도 해요. 딱 ‘쓴 만큼 내는’ 월세나 전기세 같죠.

그런데 이번 미니맥스 H3의 맥북 구동 사례가 보여주는 건 ‘로컬 AI’ 또는 ‘온디바이스 AI’라는 새로운 가능성이에요. 이건 ‘내 집에 나만의 주방’을 차리는 것과 같아요. 처음엔 큰맘 먹고 비싼 오븐(고사양 맥북)을 사야 하죠. 초기 비용이 만만치 않아요. 하지만 한번 사놓으면 어때요? 인터넷이 끊겨도 상관없고, 새벽 3시에 스테이크를 굽든 뭘 하든 내 마음이죠. 내가 무슨 요리를 하는지 아무도 엿보지 않고요. 추가 비용도 거의 들지 않습니다.

애플이 만든 ‘MLX’라는 건 이 ‘내 집 주방’을 AI 요리에 최적화된 구조로 설계하는 ‘인테리어 공법’ 같은 거예요. 애플이 직접 설계한 M 시리즈 칩(애플 실리콘)이라는 하드웨어와, 그 위에서 AI 모델이 효율적으로 달리게 해주는 MLX라는 소프트웨어 조합이 ‘로컬 AI’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인 셈이죠. 비싼 월세 내던 AI가 이제 내 컴퓨터에 ‘전세’나 ‘자가’로 들어와 눌러앉게 되는 겁니다.

30년 전, ‘개인용 컴퓨터’가 그랬던 것처럼

“겨우 컴퓨터에서 프로그램 하나 더 돌아가는 게 뭐 그리 대수냐”고 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역사를 돌이켜보면 이런 ‘도구의 개인화’가 세상을 어떻게 바꿔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컴퓨터는 IBM 같은 거대 기업이나 정부 기관의 전유물이었어요.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거대한 방을 가득 채운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소수의 전문가들만 다룰 수 있었죠. 그때 누군가 “앞으로 모든 개인이 책상 위에 컴퓨터를 한 대씩 놓게 될 거야”라고 말했다면 아마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을 겁니다.

하지만 1977년 애플 II, 1981년 IBM PC가 등장하면서 모든 게 바뀌었어요. ‘개인용 컴퓨터(PC)’의 등장은 단순히 기계가 작아진 것 이상의 의미였습니다. 정보와 연산 능력을 독점하던 소수 권력 기관에서 평범한 개인에게로 권력이 이동하는 ‘빅뱅’이었죠. 사람들은 워드프로세서로 문서를 쓰고, 스프레드시트로 가계부를 정리하고, 데스크톱 출판(DTP) 프로그램으로 잡지와 포스터를 디자인하기 시작했습니다. 전문가의 영역이던 일들이 개인의 책상 위에서 가능해진 거예요. 게임, 프로그래밍, 인터넷 접속 등 이후의 모든 디지털 혁명은 이 ‘개인용 컴퓨터’라는 토대 위에서 피어났습니다.

지금 ‘로컬 AI’의 등장이 바로 이와 비슷한 변곡점 위에 있어요. 지금까지 생성 AI는 ‘클라우드 메인프레임’의 시대였습니다.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독점적으로 구축한 거대 모델에 접속해야만 쓸 수 있었죠. 하지만 이제 미니맥스 H3나 메타의 라마(Llama) 같은 강력한 오픈소스 모델들이 점점 개인 기기에서 돌아갈 수 있을 만큼 가벼워지고 있어요. 이건 ‘AI의 PC 혁명’이 시작됐다는 신호탄일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에 매달 내던 구독료 없이, 인터넷 연결 걱정 없이, 내 개인정보를 지키면서 강력한 AI의 힘을 빌릴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요? PC가 출판과 디자인의 문턱을 낮췄듯, 로컬 AI는 영상 제작, 코딩, 데이터 분석 같은 전문 영역의 문턱을 극적으로 낮출 겁니다. 30년 전 PC 혁명이 ‘정보 처리의 민주화’였다면, 지금 시작되는 로컬 AI 혁명은 ‘지능 창조의 민주화’라고 할 수 있겠죠.

그래서 뭘 할 수 있는데? ‘미니맥스 H3’ 분해해보기

그럼 이 ‘미니맥스 H3’라는 녀석, 구체적으로 뭐가 다른 걸까요? 핵심은 ‘전방위 모달(omni-modal)’이라는 개념에 있어요. 말이 좀 어렵죠? 쉽게 말해 ‘오감 만족 AI’라고 생각하면 편해요.

기존 AI들은 보통 한두 가지 감각에 특화돼 있었어요. 챗GPT는 ‘말’을 알아듣고 ‘글’을 쓰는 작가형 AI, 미드저니는 ‘글’을 보고 ‘그림’을 그리는 화가형 AI였죠. 영상 AI인 피카(Pika)나 런웨이(Runway)도 ‘글이나 사진을 주면 그걸 움직이게 만들어주는’ 수준에 가까웠습니다. 각자 자기 전문 분야만 파는 ‘외길 인생’이었던 셈이죠.

그런데 ‘전방위 모달’ AI는 여러 종류의 정보를 한꺼번에 이해하고 종합해서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마치 영화감독 같아요. 감독은 시나리오(텍스트)를 읽고, 촬영 장소 사진(이미지)을 보고, 배경음악(오디오)을 들으면서 머릿속으로 전체적인 장면(비디오)을 그리잖아요? 미니맥스 H3가 바로 그런 일을 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에게 ‘비 오는 날 뉴욕 거리 사진’ + ‘재즈 피아노 연주 오디오 파일’ + ‘한 여자가 쓸쓸하게 걷고 있다’는 텍스트를 한 번에 입력받아서, 이 모든 요소를 조합한 15초짜리 영상 클립을 만들어내는 식이죠. 단순히 사진을 움직이는 게 아니라, 여러 감각 정보를 종합해 하나의 ‘이야기’가 담긴 장면을 창조하는 수준으로 나아간 겁니다.

구분기존 영상 AI (예: Pika, Runway)미니맥스 H3 (전방위 모달)
입력 방식주로 텍스트나 이미지 하나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등 여러 정보를 동시에 조합
이해 수준단편적 지시를 따름 ('말을 달리게 해줘')여러 정보의 맥락을 종합적으로 이해 ('비 오는 날 카페 창밖의 말을 달리게 해줘, 재즈 음악과 함께')
결과물짧은 움직임, 클립 변환에 가까움오디오가 포함된, 하나의 '장면'에 가까운 15초 영상
구동 환경대부분 클라우드 서버에서만 가능클라우드 + 개인용 고사양 맥북에서도 구동 가능

이게 로컬 환경에서 돌아간다는 건 창작자들에게 엄청난 무기가 됩니다. 영상 감독이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비싼 클라우드 이용료를 내가며 테스트하는 게 아니라, 자기 맥북에서 거의 실시간으로 수십, 수백 가지 버전을 뽑아볼 수 있게 되는 거죠. ‘여기엔 재즈 말고 클래식을 넣어볼까?’, ‘낮 말고 밤 풍경으로 바꿔볼까?’ 같은 수정 작업을 즉석에서 할 수 있으니 창의성의 속도와 폭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PC가 전문가용 프로그램의 복잡한 기능을 빼고 핵심만 담아 ‘포토샵’과 ‘프리미어’를 대중화했다면, 로컬 AI는 영상 제작의 과정을 ‘아이디어 스케치’ 수준으로 간편하게 만들고 있는 셈입니다.

물론, 아직은 ‘그들만의 리그’ (오해와 진실)

자, 여기서 찬물을 좀 끼얹어야겠죠. 이 장밋빛 미래가 당장 내일 우리 모두에게 펼쳐지는 건 아니에요. 몇 가지 흔한 오해와 냉정한 현실을 짚어봐야 합니다.

첫 번째 오해: “와, 그럼 내 구형 노트북에서도 영상 만드는 AI를 돌릴 수 있겠네?” 아니요, 어림도 없습니다. 지금 미니맥스 H3를 로컬에서 돌렸다는 개발자들이 쓰는 맥북은 M3 Max나 M5 Max 칩에 메모리가 64GB, 128GB씩 달린, 가격이 500만 원을 훌쩍 넘는 ‘괴물’들입니다. 보통 우리가 쓰는 8GB나 16GB 메모리 노트북에서는 시도조차 하기 힘들어요. 거대한 AI 모델을 내 컴퓨터에서 직접 실행하는 건, 마치 내 작은 원룸에 코끼리를 통째로 들여놓으려는 것과 같아요. 집(메모리)이 터져나가겠죠. 아직은 값비싼 하드웨어를 가진 소수의 개발자나 얼리어답터들을 위한 ‘기술 과시’에 가깝습니다. 대중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요.

두 번째 오해: “이제 클라우드는 필요 없고 로컬 AI 시대가 오는구나!” 이것도 틀린 말입니다. 클라우드와 로컬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앞으로는 더 긴밀하게 협력하는 ‘하이브리드’ 관계가 될 거예요. 다시 요리 비유로 돌아가 볼까요? 내 집에 아무리 좋은 주방이 있어도, 새로운 요리를 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요리책을 보거나, 유튜브를 보거나, 쿠킹 클래스에 가야죠. AI 모델에게 이 ‘학습’ 과정이 바로 ‘훈련(training)’입니다. 수십억, 수조 개의 데이터를 먹어치우며 세상의 지식을 배우는 이 과정은 여전히 어마어마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해서 클라우드의 전유물일 수밖에 없어요.

우리가 로컬 기기에서 하는 건, 이미 모든 걸 배운 AI 셰프에게 ‘파스타 하나 만들어줘’라고 시키는 ‘추론(inference)’ 과정입니다. 즉, AI의 ‘학습’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 학습된 지식의 ‘활용’은 우리 개인 기기에서 일어나는 식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질 겁니다. 클라우드는 ‘AI를 만드는 공장’, 로컬 기기는 ‘AI 제품을 쓰는 소비 현장’이 되는 셈이죠.

결국 로컬 AI의 확산은 ‘클라우드의 종말’이 아니라 ‘AI 역할 분담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민감한 개인 데이터는 내 기기 안에서 안전하게 처리하고, 거대한 업데이트나 학습은 클라우드의 힘을 빌리는 영리한 방식이 표준이 될 겁니다.

AI의 ‘거주지’가 바꾸는 세 가지: 돈, 권력, 그리고 진실

AI가 어디에 ‘사느냐’의 문제는 단순히 기술적인 이슈를 넘어섭니다. 우리 사회의 돈과 권력의 흐름, 그리고 진실의 개념까지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지정학적인 문제에 가까워요.

첫째, 돈의 흐름이 바뀝니다. 지금까지 AI 시대의 승자는 단연 클라우드 3사,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였습니다. 전 세계 AI 기업들이 이들의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월세’를 내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로컬 AI가 확산되면 어떻게 될까요? 사람들이 클라우드에 내던 돈을 아껴서, 그 돈으로 더 강력한 칩이 박힌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사려고 할 겁니다. 돈의 흐름이 클라우드 기업(소프트웨어/인프라)에서 애플, 엔비디아, 퀄컴 같은 하드웨어 및 칩 설계 기업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애플이 왜 그렇게 필사적으로 자체 칩을 개발하고 온디바이스 AI를 외치는지, 엔비디아의 주가가 왜 하늘을 뚫고 있는지 이해가 되시죠? AI라는 새로운 ‘부동산’ 시장을 두고, ‘건물주(클라우드)’와 ‘건설사(하드웨어)’ 간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이미 시작된 겁니다.

둘째, 권력이 이동합니다. 도구가 소수에게 독점될 때와 모두에게 보급될 때, 세상은 전혀 다르게 움직입니다. 인쇄술이 성경을 라틴어의 족쇄에서 풀어내 종교개혁의 불씨를 당겼고, PC가 기업 전산실의 데이터를 개인의 책상으로 가져왔듯, 로컬 AI는 빅테크의 데이터센터에 갇혀 있던 ‘창조의 힘’을 개인에게 나눠줍니다. 이건 분명 ‘민주화’의 측면에서 엄청난 기회예요. 1인 개발자, 가난한 학생, 소규모 스타트업도 이제 비싼 클라우드 비용 걱정 없이 강력한 AI 모델을 활용해 세상을 놀라게 할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게 됩니다. 권력이 기관에서 개인으로, 중심에서 주변으로 이동하는 거죠.

셋째, ‘진실’의 가치가 흔들립니다. 웃프게도, 권력의 이동에는 항상 그림자가 따릅니다. 모두가 손쉽게 영상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는 건, 모두가 손쉽게 ‘가짜’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지금까지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려면 전문 지식과 고사양 장비, 시간이 필요했지만, 앞으로는 내 노트북에서 명령어 몇 줄로 특정 인물이 하지 않은 말을 하는 영상을 뚝딱 만들어낼 수 있게 됩니다. 인터넷 연결도 필요 없으니 추적도 더 어려워지죠. 가짜뉴스와 진짜뉴스를 구분하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 겁니다. 우리는 이제 온라인에서 보는 모든 영상과 음성을 일단 의심부터 해야 하는 ‘불신의 시대’에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 창조의 해방감이 진실의 불안감과 함께 온다는 것, 이게 로컬 AI가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큰 숙제입니다.

그래서, 우린 뭘 봐야 할까요?

이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주목해야 할까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앞으로의 변화를 가늠해볼 수 있는 몇 가지 신호등이 있습니다.

  • 신호 1: 애플의 다음 발표를 보세요. 매년 6월에 열리는 애플 세계 개발자 회의(WWDC)는 로컬 AI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무대입니다. 애플이 아이폰과 맥북의 다음 운영체제에 얼마나 많은 AI 기능을 ‘기기 안에서’ 돌아가도록 설계하는지, 그들이 MLX 프레임워크를 어떻게 더 발전시키는지를 보면 이 흐름의 속도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애플의 전략은 명확해요. ‘우리 기기가 로컬 AI를 돌리기에 가장 좋은 하드웨어’라는 점을 부각시켜 비싼 기기를 계속 팔겠다는 거죠.
  • 신호 2: ‘8GB 램’의 마법이 일어나는 순간을 기다리세요. 진짜 혁명은 500만 원짜리 맥북 프로가 아니라, 150만 원짜리 맥북 에어, 그것도 가장 기본 사양인 8GB나 16GB 램 모델에서 쓸만한 생성 AI가 돌아가는 순간에 일어날 겁니다. 이를 위해 개발자들은 ‘양자화(Quantization)’나 ‘증류(Distillation)’ 같은 기술을 연구하고 있어요. 쉽게 말해 AI 모델을 똑똑함은 유지하되 용량만 줄이는 ‘다이어트 기술’입니다. 이 기술이 발전해 코끼리 같던 AI가 고양이만큼 작아지는 날, 로컬 AI는 비로소 모두의 것이 될 겁니다.
  • 신호 3: ‘하이브리드 앱’의 등장을 주목하세요. 앞으로 나올 똑똑한 앱들은 클라우드와 로컬의 장점만 쏙쏙 빼먹는 ‘하이브리드’ 형태를 띨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영상 편집 앱이라면 수천 개의 영상 스타일과 효과 라이브러리는 클라우드에서 불러와 보여주지만, 정작 내 가족사진을 넣어 영상을 최종 생성하는 작업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내 폰 안에서 처리하는 식이죠. 이런 앱들이 얼마나 편리하고 창의적인 경험을 제공하는지가 시장의 판도를 가를 겁니다.

AI가 우리 집 거실로, 내 손 안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아직은 문틈으로 발 하나만 살짝 들여놓은 수준이지만, 머지않아 온몸을 들이밀겠죠. 그 순간, 우리는 PC와 스마트폰이 그랬듯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게 될 겁니다. 물론 그 세상이 유토피아일지 디스토피아일지는, 이 강력한 도구를 쥔 우리 손에 달려 있겠죠. 꽤나 빡치고 흥미진진한 시대예요.

Q. 제 구형 맥북이나 윈도우 노트북에서도 이런 로컬 AI를 돌릴 수 있나요? 사양이 어느 정도 돼야 하나요? A. 안타깝지만 현재로서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미니맥스 H3 같은 최신 모델을 로컬에서 실행하려면 최소 32GB, 원활하게는 64GB 이상의 통합 메모리를 갖춘 최신 애플 실리콘(M2/M3/M4 Max 또는 Ultra) 칩이 탑재된 맥이 필요합니다. 윈도우 노트북의 경우에도 엔비디아의 최고 사양 그래픽카드(RTX 4090 등)와 그에 걸맞은 대용량 RAM이 있어야 하죠. 앞으로 모델 경량화 기술이 발전하면 요구 사양이 낮아지겠지만, 적어도 1~2년 내에 일반적인 노트북에서 이런 작업을 하기는 어렵다고 보시는 게 현실적입니다.
Q. 결국 클라우드 AI랑 로컬 AI 중에 뭐가 더 좋은 건가요? 하나로 통일되지는 않을까요? A. 둘은 장단점이 명확해서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각자의 역할에 맞게 공존할 가능성이 큽니다. ‘성능’만 보면 수만 대의 컴퓨터를 동원하는 클라우드 AI가 항상 더 강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비용’, ‘속도’,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는 로컬 AI가 압도적으로 유리하죠. 그래서 앞으로는 두 가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이 대세가 될 겁니다. 예를 들어, 간단한 글쓰기나 이미지 생성은 내 기기에서 빠르게 처리하고, 아주 복잡한 분석이나 최신 정보 검색이 필요할 때만 클라우드 AI의 도움을 받는 식이죠. 스마트폰이 평소엔 자체 통신칩을 쓰다가 필요할 때 와이파이를 잡는 것과 비슷합니다.
Q. 이런 기술이 결국 딥페이크나 가짜뉴스만 더 쉽게 만드는 거 아닌가요? 너무 위험해 보이는데요. A. 네, 정확히 보셨습니다. 그게 이 기술의 가장 어두운 면이고, 우리 모두가 가장 경계해야 할 지점입니다. 기술 자체는 중립적이지만, 악용될 때의 파급력은 상상 이상일 수 있습니다. 누구나 자기 컴퓨터에서 손쉽게 진짜 같은 가짜 영상과 음성을 만들 수 있게 되면 사회적 신뢰의 기반이 무너질 수 있죠. 그래서 기술 개발과 함께 이를 탐지하고 구분하는 ‘워터마킹’ 기술, 그리고 가짜뉴스 유포에 대한 강력한 법적/사회적 제재를 만드는 ‘사회적 백신’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창작의 자유를 누리되, 그 책임의 무게를 모두가 인지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가 우리 앞에 놓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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