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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람의 타임라인 · 2026-09-26

시진핑은 '초지능'을 꿈꾼다? 트럼프가 던진 말폭탄의 진짜 의미

서아람글 · 서아람

트럼프의 한마디로 시작된 AI '언어 전쟁'은 단순한 말장난이 아닙니다. 미래 기술의 정의를 선점하고, 패권의 규칙을 새로 쓰려는 중국의 큰 그림을 보여주는 신호탄이죠.

시진핑은 '초지능'을 꿈꾼다? 트럼프가 던진 말폭탄의 진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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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의 언어 전쟁에 휘말려 '우리'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게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요즘 세상 참 웃프죠. 전직 미국 대통령이 자기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 하나 때문에 전 세계 AI 전문가들과 지정학 분석가들이 밤샘 토론을 벌이고 있으니 말이에요. 도널드 트럼프가 시진핑 주석이 ‘인공지능(AI)’ 대신 ‘초지능(Superintelligence)’이란 말을 쓴다고 주장한 게 사건의 발단입니다. 이걸 보고 ‘그래서 뭐? 단어 하나 바꾼 게 대수야?’ 싶으셨다면, 맞아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이게 그냥 말꼬리 잡기가 아니라, 앞으로 수십 년간 우리 삶을 뒤흔들 기술 패권의 방향을 결정할 ‘언어 전쟁’의 시작일 수 있거든요. 오늘은 이 단어 하나에 숨은 어마어마한 야심과, 이게 우리 일상과 정체성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좀 파보려고 합니다.

트럼프는 왜 시진핑의 '단어'에 집착했을까?

일단 상황부터 보죠. 트럼프가 자기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에 툭 던진 말입니다. 공식 외교 석상에서 나온 것도 아니고, 정보기관 브리핑도 아니에요. 그냥 ‘내가 듣기론 그렇다’는 식이죠. 황당하지만, 이게 바로 2024년의 현실입니다. 전직 대통령의 ‘카더라’ 통신이 글로벌 의제가 되는 시대. 여기서 중요한 건 트럼프 말의 진위 여부가 아닙니다. 설령 그가 지어낸 말이거나 과장한 것이라 해도, 이 발언 자체가 AI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불안과 경쟁 심리를 정확히 꿰뚫고 있다는 점이죠.

생각해 보세요. 왜 하필 ‘초지능’이었을까요? 그냥 ‘더 좋은 AI’나 ‘차세대 AI’ 같은 말을 쓸 수도 있었을 텐데요. ‘초지능’이라는 단어는 AI 커뮤니티에서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건 그냥 성능 좋은 AI가 아니라, 인간의 모든 지적 능력을 아득히 뛰어넘는, 거의 신에 가까운 존재를 상상하게 만들거든요.

트럼프는 이 단어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아주 간단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겁니다. “우리가 챗GPT 가지고 좋아하고 있을 때, 저쪽(중국)은 아예 신을 만들려고 한다. 정신 안 차리면 큰일 난다!” 일종의 공포 마케팅이자, 기술 경쟁의 프레임을 ‘우리 대 저들’ 구도로 순식간에 바꿔버리는 영리한 수사입니다. 시진핑이 실제로 그 말을 썼든 안 썼든, 이 단어를 끄집어냄으로써 트럼프는 미·중 기술 전쟁의 전선을 가장 극적인 곳으로 옮겨놓는 데 성공한 셈이죠. 이건 단순한 가십이 아니라, AI 패권 경쟁이 얼마나 감정적이고 상징적인 영역으로 치닫고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인공지능' vs '초지능': 이건 그냥 말장난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인공지능’이나 ‘초지능’이나 그게 그거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 있어요. 절대 아닙니다. 둘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에요. 이걸 이해하려면 AI의 발전 단계를 아주 간단하게 나눠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쓰는 챗GPT나 그림 그려주는 미드저니 같은 AI는 ‘약인공지능(Narrow AI)’이라고 불러요. 특정 분야에서는 사람보다 훨씬 잘하지만, 딱 그 일만 할 줄 알죠. 예를 들어, 바둑의 신 ‘알파고’에게 저녁 메뉴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못 하는 것처럼요. 마치 우리가 특정 업무를 위해 고용한 전문가, 예컨대 세무사나 배관공과 비슷합니다. 자기 분야에선 최고지만, 우리 인생 전체를 컨설팅해주진 못하죠.

반면 ‘초지능(Superintelligence)’은 철학자 닉 보스트롬이 개념화한 용어로, 과학, 예술, 사교성 등 인간이 지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영역에서 인간을 초월하는 가상의 존재입니다. 이건 특정 업무 전문가를 고용하는 수준이 아니에요. 우리 회사의 모든 직원, 모든 임원, 심지어 창업자보다 모든 면에서 더 유능한 존재를 새로 데려오는 것과 같습니다. 기존의 모든 규칙과 목표를 스스로 재설정하고, 우리가 상상도 못 한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그런 존재죠.

느낌이 오시나요? ‘인공지능’이라는 말은 여전히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도구’의 느낌을 줍니다. 우리가 필요할 때 쓰는 편리한 앱이나 프로그램 같죠. 하지만 ‘초지능’은 ‘주인’이 바뀔 수도 있다는 섬뜩한 가능성을 내포합니다. 시진핑이 정말 이 단어에 꽂혔다면, 그건 중국의 AI 개발 목표가 단순히 미국을 따라잡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지능의 최종 진화 형태’를 선점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전세를 뒤집는 ‘게임 체인저’를 만들겠다는 거죠. 이건 그냥 더 빠른 말을 키우는 게 아니라, 아예 자동차를 발명하겠다는 선언과 비슷합니다. 그러니 말장난이 아닌 겁니다.

이름 짓는 자가 판을 지배한다: 기술 패권의 '언어 전쟁'

역사를 돌이켜보면, 거대한 기술 경쟁은 항상 ‘언어 전쟁’을 동반했습니다. 누가 먼저 그 기술의 성격을 규정하고 이름을 붙이느냐에 따라 대중의 인식, 정부 예산, 심지어 경쟁의 승패까지 갈렸거든요.

가장 유명한 사례는 1980년대 미국의 ‘스타워즈 계획’이죠. 공식 명칭은 ‘전략방위구상(SDI)’이라는 아주 딱딱하고 재미없는 이름이었습니다. 소련의 핵미사일을 우주에서 레이저로 요격한다는, 당시로선 공상과학 같은 계획이었죠. 많은 과학자들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비판했지만,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언론이 이걸 영화 제목인 ‘스타워즈’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대중은 복잡한 기술 원리 대신 ‘우주에서 벌어지는 선과 악의 대결’이라는 단순하고 매력적인 서사에 열광했죠. 결국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됐고, 소련은 이 무한 경쟁에 휘말려들다 국력이 쇠하는 한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지금 AI 경쟁도 똑같습니다. ‘인공지능(AI)’이라는 용어는 1956년 존 매카시 교수가 처음 썼는데, 당시 경쟁하던 ‘사이버네틱스’ 같은 다른 용어들을 제치고 표준이 됐습니다. 이 이름 덕분에 AI는 인간의 ‘지능’을 흉내 내는, 인간 중심적이고 친근한 기술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됐죠. 오픈AI가 ‘챗GPT’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신의 한 수였습니다. ‘대화(Chat)’라는 아주 일상적인 단어를 붙여, 사람들이 AI를 두려운 기술이 아니라 친근한 대화 상대로 느끼게 만들었으니까요.

바로 이 지점에서 중국의 (전략적인) ‘초지능’ 용어 사용은 무서운 카드입니다. 미국이 ‘인공지능’이라는 익숙한 판에서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를 만들며 점진적으로 나아가고 있을 때, 중국은 아예 판 자체를 ‘초지능 개발’이라는 새로운 이름의 경기로 바꾸려 시도하는 겁니다. “너희가 지금 하고 있는 건 애들 장난이고, 진짜 게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라고 선언하는 거죠. 이 언어 전쟁에서 이기면 얻는 게 많습니다.

  1. `규칙 제정권`: ‘초지능’이라는 말을 표준으로 만들면, 초지능의 위험성, 윤리, 통제 방법에 대한 논의를 중국이 주도하게 됩니다. 마치 무협지에서 새로운 초식을 만든 문파가 그 초식의 파훼법까지 독점하는 것과 같죠.
  2. `인재와 자본 유치`: ‘인류의 미래를 바꿀 초지능을 만들겠다’는 거대한 비전은 전 세계의 야심 있는 과학자들과 자본을 끌어들이는 자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냥 ‘돈 버는 AI’보다 훨씬 매력적인 이야기니까요.
  3. `내부 결속`: 국가적 목표를 ‘초지능 선점’으로 잡으면, 내부의 모든 자원과 인력을 한 방향으로 모으는 강력한 명분이 생깁니다. ‘우리 민족의 위대한 부흥’ 같은 구호와 결합되면 파괴력은 더 커지죠.

이름을 짓는다는 건 단순히 라벨을 붙이는 행위가 아닙니다. 그 대상의 본질을 규정하고, 사람들의 생각을 특정 방향으로 이끄는 권력 행위입니다. 중국은 지금 AI라는 미지의 대륙에 ‘초지능’이라는 이름의 깃발을 먼저 꽂으려는 겁니다.

중국의 진짜 속내: '초지능' 카드로 얻는 세 가지

그렇다면 중국은 왜 이토록 ‘거대 담론’에 집착할까요? 여기엔 미국을 상대하는 중국 특유의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미국이 민간 기업의 혁신과 시장 경쟁을 통해 아래에서부터 기술을 발전시키는 ‘상향식(Bottom-up)’ 접근을 한다면, 중국은 국가가 거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모든 자원을 쏟아붓는 ‘하향식(Top-down)’ 접근에 능합니다.

‘초지능’이라는 단어는 이런 국가 주도 시스템에 딱 맞는 ‘연료’입니다. 구체적으로 세 가지 실질적인 이득을 노릴 수 있죠.

  • `첫째, 경쟁의 ‘골대’를 옮겨버립니다.` 현재 AI 경쟁은 LLM(거대 언어 모델, 즉 사람 말 잘 알아듣고 문장 만드는 AI)의 성능 경쟁에 집중돼 있습니다. 파라미터(AI의 지식을 결정하는 연결망의 수)가 몇 개냐, 벤치마크 점수가 몇 점이냐 같은 거죠. 이 게임에선 아직 미국이 앞서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우리의 목표는 그게 아니라 초지능이다”라고 선언하면 어떻게 될까요? 단기적인 성능 경쟁의 의미가 퇴색되고, ‘누가 더 궁극적인 비전을 가졌는가’라는 장기전으로 국면이 전환됩니다. 당장 점수가 좀 뒤처지더라도, 최종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다는 명분을 얻는 거죠. 축구 경기에서 지고 있다가 갑자기 “우리 목표는 축구가 아니라 우주 정복임” 하고 종목을 바꿔버리는 셈입니다. 빡치지만 영리하죠.
  • `둘째, ‘AI 안전’ 담론의 주도권을 가져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초지능’이라는 단어는 그 위험성 때문에 AI 안전과 통제 논의를 필연적으로 불러옵니다. 영화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처럼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는 공포가 깔려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AI 안전 논의는 주로 미국과 유럽의 연구소들이 주도해왔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초지능’을 국가 목표로 내세우면서 “이렇게 위험한 기술이니, 우리가 책임감 있게 관리하겠다”고 나선다면? 국제 사회에서 ‘AI 관리자’ 역할을 자처하며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가 생깁니다. 위험을 스스로 정의하고, 그 해결책까지 제시하는 플레이어가 되는 거죠.
  • `셋째, 내부 자원을 총동원하는 명분이 됩니다.` 중국 내 빅테크 기업들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초지능 개발’이라는 국가적 대의명분이 생기면, 정부는 이들 기업에 대한 규제를 풀고 오히려 막대한 지원을 쏟아부을 명분을 얻습니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같은 기업들은 다시 한번 국가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AI 개발에 ‘올인’할 수 있게 되죠. ‘미국의 기술 패권에 맞서 위대한 중화민족의 미래를 연다’는 서사는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고, 14억 인구의 에너지를 한곳에 모으는 강력한 접착제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왜 '초지능'이란 말을 꺼릴까?

반대로 미국, 특히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들은 왜 ‘초지능’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을까요? 샘 올트먼 오픈AI CEO 같은 일부 인물들이 AGI(범용 인공지능, 초지능의 전 단계쯤)를 언급하긴 하지만, 기업의 공식적인 마케팅이나 제품 설명에선 철저히 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에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미국의 AI 산업은 철저히 시장 논리로 움직입니다. 당장 돈이 되는 서비스, 투자자를 만족시킬 실적을 내는 게 중요하죠. 이런 환경에서 ‘초지능’은 너무 멀고, 막연하고, 심지어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월가의 투자자들에게 “우리 회사는 인류를 초월할 신을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면, “그래서 다음 분기 매출은 얼마나 오르는데요?”라는 질문이 돌아올 뿐이죠. 오히려 ‘저 회사 너무 뜬구름 잡는다’며 주가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일반 대중에게도 ‘초지능’은 일자리를 빼앗고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는 공포를 자극해, 정부의 강력한 규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선 좋을 게 하나도 없죠.

그래서 미국 기업들은 ‘생성형 AI(Generative AI)’, ‘코파일럿(Copilot)’, ‘어시스턴트(Assistant)’처럼 실용적이고 위협적이지 않은 용어를 선호합니다. AI를 ‘인간을 돕는 유능한 부사수’나 ‘똑똑한 비서’로 포지셔닝하는 거죠. 이 편이 제품을 팔고, 기업용 서비스를 구독시키고, 규제를 피하는 데 훨씬 유리합니다.

결국 미국과 중국의 ‘언어 선택’은 두 나라의 AI 발전 전략과 시스템 차이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관점미국 (민간 주도)중국 (국가 주도)
선호 용어생성형 AI, AI 어시스턴트(전략적으로) 초지능(Superintelligence)
목표시장성 있는 제품, 서비스 효율화기술 자립, 국가 안보, 궁극적 지능 선점
핵심 동력분기별 실적, 시장 경쟁, 투자 유치국가 5개년 계획, 장기적 비전, 애국심
접근 방식실용주의, 점진적 개선 (Bottom-up)거대 담론, 비전 제시 (Top-down)
대중 메시지“AI는 당신의 삶을 더 편하게 만들 겁니다.”“AI는 우리 국가를 더 위대하게 만들 겁니다.”

이 표를 보면, 단순히 단어 몇 개 차이가 아니라 AI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철학과 세계관이 다르다는 게 보이죠. 한쪽은 개인의 ‘삶’을 파고들고, 다른 한쪽은 국가의 ‘운명’을 이야기합니다. 이 대결의 결과가 우리 각자의 삶과 정체성을 어떻게 바꿔놓을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가 빠지기 쉬운 함정 두 가지 (그리고 정신 차리는 법)

이런 거대한 담론을 접할 때 우리가 쉽게 빠지는 두 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첫 번째 함정은 ‘이건 그냥 정치인들의 말장난일 뿐, 중요한 건 기술 그 자체야’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지극히 공학적인 관점이지만, 현실 세계는 그렇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어떤 기술이든 사회적, 정치적 맥락 속에서 발전합니다. ‘초지능’이라는 언어가 만들어내는 서사와 비전은 연구 자금의 흐름을 바꾸고, 최고의 인재들을 끌어들이며, 기술 개발의 우선순위를 결정합니다. 언어는 기술 발전의 ‘방향키’ 역할을 하는 거죠. ‘스타워즈 계획’이 그랬던 것처럼, 때로는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담론이 현실을 바꿔버리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언어 전쟁을 ‘쓸데없는 기 싸움’으로 치부하면 큰 흐름을 놓치게 됩니다.

두 번째 함정은 반대로 ‘초지능은 결국 오게 될 필연적 미래이며, 우리는 그저 기다리거나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운명론에 빠지는 거죠. 하지만 기술의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만들고, 어떤 가치를 중시하고, 어떤 규칙을 만드느냐에 따라 ‘초지능’이 인류의 축복이 될 수도, 재앙이 될 수도 있습니다. ‘초지능’이라는 단어가 주는 압도적인 느낌에 눌려 우리의 주체적인 역할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원하는 AI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라는 질문을 더 치열하게 던져야 합니다. ‘초지능’이라는 용어가 불편하다면,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담은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죠.

그래서, 앞으로 뭘 봐야 할까요?

이 거대한 ‘언어 전쟁’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 우리가 앞으로 주목해야 할 신호들이 있습니다. 그냥 ‘신기하다’ 하고 넘어가지 마시고, 아래 변화들을 눈여겨보세요. 여러분의 미래가 걸린 문제니까요.

  • `중국 공식 문서의 단어 변화`: 만약 앞으로 나올 중국 공산당의 공식 보고서나 정부의 과학기술 발전 계획에 ‘인공지능(人工智能)’ 대신 ‘초지능(超级智能)’이라는 단어가 공식적으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면 그건 게임의 룰이 바뀌었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입니다.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국가 전략으로 확정됐다는 뜻이죠.
  • `미국 테크 리더들의 반응`: 샘 올트먼이나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같은 미국 빅테크 리더들이 ‘초지능’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언급하는지 보세요. 이 단어를 무시하는지, 아니면 위협으로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대응하는지에 따라 미국의 전략 변화를 읽을 수 있습니다.
  • `글로벌 AI 안전 회의의 의제`: 매년 열리는 AI 안전 서밋 같은 국제 회의에서 ‘초지능의 잠재적 위험과 통제’가 핵심 의제로 떠오르고, 그 논의를 중국 대표가 주도하려 한다면, 중국의 ‘언어 전쟁’이 먹혀들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 싸움은 단순히 기술력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누가 더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들고, 더 많은 사람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고, 미래의 규칙을 먼저 써 내려가느냐에 달렸습니다. 지금 벌어지는 일은 그 서막에 불과합니다.


Q. 트럼프 말을 어떻게 믿나요? 그냥 막 지어낸 거 아닐까요? A.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이 사건의 핵심은 발언의 ‘진위’가 아니라 ‘파급력’에 있습니다. 트럼프가 의도했든 안 했든, 그의 발언은 ‘초지능’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렸고, 이제 미국과 중국은 이 개념을 둘러싸고 좋든 싫든 입장을 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거짓으로 시작됐을지라도, 이제는 현실의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살아있는 변수’가 된 거죠.
Q. 초지능이 진짜 온다면 우리 일자리는 다 어떻게 되나요? 인간은 뭐가 되죠? A. 솔직히 말해, 아무도 모릅니다. 경제학자들은 인간이 더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일에 집중하게 될 거라고 낙관하지만, 일부 철학자들은 ‘쓸모없는 계급’이 등장할 거라고 비관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초지능’이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수많은 기술적, 사회적 합의를 거쳐 서서히 만들어질 겁니다. 그 과정에서 ‘어떤 종류의 초지능을 만들 것인가’, ‘인간의 역할은 무엇으로 재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남이 만들어준 미래에 수동적으로 끌려가기보다,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함께 디자인해야죠.
Q. 한국은 이 ‘언어 전쟁’에서 뭘 해야 하나요? A. 아주 중요한 질문입니다. 우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기술뿐 아니라 ‘이야기’의 선택을 강요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실용주의 AI’ 노선을 따를지, 중국의 ‘거대 비전 AI’에 편승할지 말이죠. 둘 다 정답은 아닐 겁니다. 중요한 건 우리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겁니다. 우리는 반도체, 인터넷 보급, e스포츠 등에서 세계를 놀라게 한 경험이 있습니다. 우리의 사회문화적 맥락에 맞는, ‘홍익인간’의 정신을 담은 ‘사람을 위한 AI’ 같은 우리만의 철학과 브랜드를 만들고, 그걸 기술로 증명해야 합니다. 거인들의 언어 전쟁에 휘말려 ‘우리’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게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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